세기의 사기꾼
1982년, 대한민국을 뒤흔든 7,111억 원 어음 사기 사건. 당시 GDP의 1.4%, 정부 예산의 10%에 달하는 천문학적 금액이었다. 이 사건의 주인공은 바로 장영자, "큰손"이라는 별명으로 불린 여성이다. 2025년, 81세의 나이에도 사기를 멈추지 않은 그녀는 다섯 번째 실형으로 다시 철창신세다.
1부: 화려한 시작과 첫 번째 몰락 (1944~1982)
어린 시절과 교육
1944년 10월 25일, 전라남도 목포에서 태어난 장영자는 계성여자고등학교와 숙명여자대학교 교육학과를 졸업했다. 대학 시절 '메이퀸'으로 뽑힐 만큼 미모와 지성을 겸비했던 그녀는 사람을 끌어당기는 카리스마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그녀의 야망은 화려한 외면 뒤에 숨겨져 있었다.
결혼과 권력 네트워크
장영자는 두 번의 결혼과 이혼을 거친 후, 1979년 중앙정보부 차장 출신 이철희와 세 번째 결혼을 한다. 이철희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부인 이순자의 작은아버지 이규광과 인척 관계로, 정·재계 고위층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었다. 이 네트워크는 장영자의 사기 행각에 핵심적 역할을 했다.
1982년 어음 사기 사건
1980년대 초, 장영자는 자금난에 빠진 기업들을 타깃으로 삼아 대규모 사기를 벌였다. 그녀의 수법은 간단하면서도 치밀했다.
- 낮은 이자로 자금을 대출해 주겠다고 제안.
- 기업으로부터 2~9배 규모의 약속어음을 받아낸다.
- 이를 사채 시장에서 할인·유통해 차액을 착복.
이 과정에서 그녀는 7,111억 원 규모의 어음을 유통하며 일신제강, 공영토건 등 주요 기업을 부도로 몰아넣었다. 이 사건은 은행장 및 기업 간부 30여 명을 구속시키고, 금융실명제 도입 논의를 촉발시켰다.
- 사회적 파장: 대한민국 경제는 큰 혼란에 빠졌으며, 장영자는 "희대의 사기꾼"으로 낙인찍혔다.
- 법적 처벌: 1982년 구속된 그녀는 징역 15년을 선고받았으나, 1992년 가석방으로 석방되었다.
2부: 반복된 범죄의 악순환 (1994~2018)
두 번째 사기: 1994년 차용 사기
가석방 후 잠시 잠잠했던 장영자는 1994년, 140억 원 규모의 차용 사기 사건으로 다시 법정에 선다. 그녀는 징역 4년을 선고받았으나, 1998년 8.15 특사로 조기 석방되었다. 이때 그녀는 "이제 조용히 살겠다"라고 다짐했지만, 이는 공허한 약속이었다.
세 번째 사기: 2001년 구권 화폐 사기
2001년, 장영자는 구권 화폐를 이용한 220억 원 규모의 사기 사건으로 또다시 구속된다. 과거와 유사한 수법으로 피해자들을 속인 그녀는 징역 2년을 선고받아 2004년까지 복역했다. 이 시점에서 그녀의 이름은 사기꾼의 대명사로 굳어졌다.
네 번째 사기: 2018년 삼성 에버랜드 전환사채
2018년, 장영자는 남편 이철희 명의의 삼성 에버랜드 전환사채 및 삼성전자 주식을 빌미로 6억 원을 편취한 혐의로 징역 4년을 선고받는다. 2022년 1월 출소 후, 그녀는 중앙일보에 자필 편지를 보내 1982년 어음 사기 사건이 "전두환·노태우 하나회와 허삼수·허화평 보안사 세력 간 권력 투쟁의 희생양"이었다고 주장하며 재심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이 주장은 법적·역사적 증거 부족으로 큰 반향을 얻지 못했다.
3부: 다섯 번째 철창, 그리고 2025년의 장영자
2017년 위조 수표 사건
2022년 출소 후 잠시 주목을 피해 지내던 장영자는 2017년 7월, 또다시 사기 사건으로 법의 심판대에 오른다. 서울 서초구의 한 호텔에서 농산물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154억 2,000만 원 상당의 위조 수표를 선급금 명목으로 교부한 혐의(위조유가증권행사)였다.
- 장영자의 주장: "나이가 들어 조용히 농산물 사업을 하며 쉬고 싶었다."
- 수법: 계약 과정에서 3,000만 원의 이행 보증금을 챙기고, 위조 수표를 건넸다. 이는 그녀의 과거 사기 패턴과 유사했다.
법적 절차
- 1심: 1심 재판부는 장영자가 위조 수표임을 몰랐다고 주장한 점을 일부 받아들여 무죄를 선고.
- 2심: 청주지법 형사항소 3부(태지영 부장판사)는 2025년 1월 22일, 과거 사기 수법과의 유사성과 이행 보증금 편취 사실을 근거로 징역 1년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
- 대법원: 2025년 3월 21일, 대법원 2부(박영재 대법관)는 2심 판결을 확정하며 그녀의 다섯 번째 실형을 최종 결정.
현재 상황
2025년 4월, 81세의 장영자는 다시 수감 생활을 하고 있다. 그녀의 총 복역 기간은 34년에 달하며, 이는 한국 사법사에서 유례없는 기록이다. 건강 상태나 향후 계획에 대한 정보는 제한적이지만, 재심 신청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4부: 장영자의 삶과 사회적 의미
가족과 개인사
- 결혼: 두 번의 이혼 후 이철희와 결혼. 전남편과의 사이에서 1남 1녀(딸 김신아, 아들 김 모 씨)를 두었다.
- 비극적 가족사: 딸 김신아는 배우 김주승과 결혼했으나 이혼했다. 아들 김 모 씨는 2000년 구권 화폐 사기 사건 연루 후, 2009년 뺑소니 사고로 사망했다.
- 인맥: 전두환 정권 고위층과의 연결은 그녀의 사기 행각에 큰 역할을 했다. 이는 정·재계의 구조적 문제를 드러낸다.
사회적 파장
장영자의 사기 사건은 한국 사회의 여러 단면을 보여준다.
- 금융 시스템의 취약성: 1982년 어음 사기 사건은 금융실명제 도입의 계기가 되었다.
- 권력과 부패: 그녀의 인맥은 당시 정권과의 유착 의혹을 낳았으며, 5 공화국 비판의 주요 사례로 남았다.
- 여론: 2025년 X 게시물에서 확인된 반응은 그녀의 반복된 범죄에 대한 경악과 비판이 주를 이룬다. 일부는 "세 살 버릇 여든 넘게 간다"라고 비판하며, 다른 이들은 그녀를 "사탄의 옷을 입은 여자"로 묘사했다.
장영자의 주장
그녀는 1982년 사건을 "권력 투쟁의 희생양"으로 규정하며, 허삼수·허화평 세력이 전두환을 압박하기 위해 자신을 표적으로 삼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제한된 문서 증거로 인해 이 주장은 법적·역사적 검증을 받지 못했다.
5부: 장영자, 그녀는 누구인가?
2025년, 81세의 나이로 다시 법정에 선 장영자.
그녀의 인생은 ‘희대의 사기꾼’이라는 한 단어로 요약되지만, 그 이면에는 한국 사회의 구조적 문제와 인간의 탐욕, 그리고 끝나지 않는 범죄의 악순환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녀의 삶은 욕망, 권력, 그리고 끝없는 반복의 이야기다. 81세에도 사기를 멈추지 않은 그녀는 단순한 개인적 일탈일까, 아니면 시스템의 허점을 파고든 천재적 사기꾼일까?
장영자의 이야기는 단순한 범죄 실화가 아니라, 오늘날에도 경계해야 할 사회적 교훈임을 다시 한번 일깨워줍니다
2025년, 그녀는 여전히 철창 안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써 내려가고 있다.
부부사기꾼의 탄생? 이철희・장영자 초호화 결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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